동물학대 법적 처벌 위해서는 ‘학대 사망’ 과학적 근거 밝혀내야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동물부검 수요 늘어났으나 전담인력 부족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이 1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동물학대 대응을 위한 수의법의학 전문인력양성 및 전문조직 신설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수의법의학 전담조직을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이은주 의원실 제공)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이 1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동물학대 대응을 위한 수의법의학 전문인력양성 및 전문조직 신설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수의법의학 전담조직을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이은주 의원실 제공)

[아이펫타임즈=송태구 기자] 동물학대 범죄가 늘면서 반려동물의 사인을 규명하고 학대 여부를 밝힐 전문조직으로 ‘수의법의학센터’ 신설 필요성이 제기됐다.

늘어나는 동물학대 범죄에 대응하고 사인규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 안에 ‘수의법의학센터’를 설립하고 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이 1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동물학대 대응을 위한 수의법의학 전문인력양성 및 전문조직 신설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수의법의학 전담조직을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질병 위주였던 국가 동물진단 서비스 체계에 사인규명을 위한 법의학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동물을 학대해 죽인 혐의를 받는 사람을 법적으로 처벌하려면, 피해 동물이 학대행위로 인해 죽었다는 과학적 증거가 필요하고 이를 규명할 수의법의학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제시된 대안은 검역본부 내부 ‘수의법의학센터’ 신설이다. 부검 전담인력을 확충하는 한편 영상진단, 맞춤형 약물·독극물 검사 기반을 갖춰 ‘원스톱 진단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18일 ‘동물학대 대응을 위한 수의법의학 전문인력양성 및 전문조직 신설 토론회’에서 제안한 수의법의학센터 도입안. (자료=검역본부 제공)
농림축산검역본부가 18일 ‘동물학대 대응을 위한 수의법의학 전문인력양성 및 전문조직 신설 토론회’에서 제안한 수의법의학센터 도입안. (자료=검역본부 제공)

수의법의학센터 산하에 부검실, 원인체실, 독물·약품 분석실 등을 갖추고 소속 인원 20명을 두는 형태다. 현재 행안부에서 신설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학대 의심사례에 대한 수의법의학적 진단은 지방자치단체의 단속이나 경찰수사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그럼에도 국과수가 아닌 검역본부에 수의법의학센터를 구축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수의법의학의 특수성’ 때문이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의뢰된 동물부검사례 중 78%가 주인이 없는 유기견이나 길고양이다. 이들에 대한 검사결과, 질병으로 인한 사망 비율이 55%에 달했다. 반면에 실제 학대로 규명된 비율은 34%에 그쳤다.

동물의 사인을 검사해보면 학대보단 질병 문제였던 경우가 많고, (질병에 걸렸는데) 학대로 의심되어 오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수의법의학에는 질병 진단에 대한 높은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수의법의학 진단에 필수적인 약물·독극물 검사나 영상진단은 검역본부 자체적으로 실시할 수도 없다. 약물·독극물 검사는 국과수에, 영상진단은 일선 동물병원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반려동물 학대 의심 민원이 증가하면서 진단 수요는 갈수록 커지는데도 전담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2019년 102건이던 부검 의뢰는 지난해 228건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올해 1분기 의뢰 건수는 92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167% 증가했다.

최근 전부개정된 동물보호법은 동물학대로 의심되는 동물의 학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검역본부나 지자체 동물위생시험소에 검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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